자산가 A씨는 사망하기 전 고민이 많았습니다. 고령인데다 최근 건강이 좋지 않아졌기 때문입니다. 만약 A씨가 사망한다면 자산은 자녀들이 상속 받을 예정입니다. 배우자는 이미 몇 년 전에 사망했습니다. A씨는 슬하에 두 명의 자녀를 두고 있는데, 첫째는 착하고 성실하여 큰 걱정이 없었지만 둘째는 게으르고 낭비벽이 있어 평소 고민이 됐습니다.
A씨가 사망하면 어차피 두 자녀가 반씩 나누어 상속을 받게 될 텐데 둘째의 경우 일시에 많은 재산을 상속받을 경우 탕진할 수 있을 것이 우려됐습니다. 첫째에게 더 많은 재산을 물려주고 싶었던 A씨는 재산에 욕심을 내지 않고 둘째와 공정하게 반씩 나누어 가지겠다는 첫째의 마음씨를 기특하게 여겼고, 걱정이 되었지만 더 이상 상속재산의 분배에 대해 고민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몇 년 뒤 A씨는 별다른 유언 없이 100억 원의 상속재산을 남기고 사망했습니다.
장례를 무사히 치른 두 자녀는 절반씩 상속재산을 나누어 가지기로 합의하고 세무사에게 확인해 보니 100억 원의 상속재산이라면 대략 40억 원의 상속세가 나온다고 하였습니다. 첫째는 둘째와 50억 원씩 나누어 가지고 세금도 절반씩 20억 원씩 내고 나면 30억 원의 상속재산이 남겠구나 생각하였습니다. 세금이 아깝긴 했지만 30억원이면 본인이 크게 무리하거나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면 본인의 노후를 편안하게 보낼 수 있을 것 같았고, 이러한 재산을 물려준 아버지께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둘째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거액을 상속 받는다는 소식을 접한 지인들이 같이 사업을 하자고 유혹하는 사람이 많아졌고, 이러한 유혹에 넘어가 상속재산 50억 원을 불려서 더 큰 돈을 벌고자 한 것이었습니다. 결국 욕심이 많았던 둘째는 사기를 당해 두 달 만에 본인이 상속받은 50억 원 뿐만 아니라 얼마 없던 본인의 재산까지 모두 날리고 말았습니다.
첫째는 둘째의 상황이 안타까웠지만 어쩔 수 없었습니다. 차라리 아버지의 말씀대로 자신이 많이 받고 관리하면서 동생을 도와줬더라면 이런 일은 발생하지 않았겠구나 하며 자책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습니다. 동생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본인은 무리하지 않고 상속재산 30억 원을 잘 지켜야겠다고 생각하였습니다. 하지만 몇 달 후 첫째에게는 아버지의 상속재산 50억 원중 10억 원밖에 남지 않았고, 편안한 노후를 보내려던 계획은 물거품이 되어버렸습니다. 도대체 첫째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첫째에게 남은 상속재산이 30억 원이 아닌 10억 원이 된 이유는 상속세의 연대납세의무 때문입니다. 둘째는 50억 원을 상속받았지만 투자를 하다 모두 날려버렸습니다. 두 자녀가 내야할 상속세 합계 40억 원 중 본인 몫인 20억 원을 낼 수 없게 된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둘째가 50억 원을 상속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본인 몫의 상속세를 내지 못하게 되면 첫째가 둘째의 상속세까지 납부하여야 합니다. 이것이 상속세의 연대납세의무입니다. 결국 첫째는 50억 원의 상속재산 중 본인이 내야할 상속세 20억 원 뿐만 아니라 동생의 상속세 20억 원까지 내야했고 40억 원의 세금을 내고나니 10억 원 밖에 남지 않은 것입니다. 자기 몫의 세금만 내면 되는 줄 알았던 첫째 입장에서는 굉장히 억울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물론 이렇게 다른 상속인의 상속세를 대신 내준 후에 구상권을 청구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빈털터리가 되어버린 둘째에게 구상권을 청구해봤자 받을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만약 첫째 입장에서 상속세 연대납세의무라는 것을 미리 알았더라면, 그리고 둘째가 상속세를 내지 않고 상속재산을 탕진해 버린 경우 본인이 그 세금까지도 내야한다는 것을 알았다면 어땠을까요? A씨가 상속재산을 더 주려고 했을 때 받았을지도 모릅니다. 아버지의 재산에 욕심을 내지 않았던 것이 오히려 큰 화가 되어 돌아온 것입니다.
이러한 일이 발생되지 않게 하려면 상속플랜을 세울 때부터 자녀들의 성향과 자산관리능력까지 고려해야합니다. 위 사례와 같이 단순히 절반씩 상속재산을 분배하는 것이 산술적으로는 공정하나 결과적으로는 100억 원 자산 중 10억 원밖에 남지 않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이렇게 상속인이 상속재산을 단기간에 탕진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신탁이나 연금상품이 도움이 됩니다. 이러한 상품들은 상속인들이 목돈을 한꺼번에 운용하는데 제약을 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자녀들에게 자산관리나 경제관념에 대한 교육이 지속적으로 필요합니다. 단순히 상속재산을 많이 물려주는 것뿐만 아니라 자산관리능력까지도 상속되어야 진정한 의미에서의 성공적인 상속이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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