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간 주택을 맞교환할 때, 이것 주의하자.

세알못 - 서울에 있는 시가 12억 원 상당의 아파트에 거주 중입니다. 조만간 아들과 아파트를 맞바꿀 생각입니다. 아들은 경기도 외곽에 있는 시가 7억 5,000만 원의 아파트에 살고 있습니다. 내년이면 둘째 손주가 태어나고 첫째 손주는 초등학교에 입학해, 아들이 좀 더 나은 여건의 학군지로 이사하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해서입니다. 저는 이미 은퇴했기 때문에 굳이 서울에서 거주할 필요가 없습니다. 가족 간 주택을 맞교환할 때 어떤 점을 유의해야 하나요?
 
택스코디 - 최근 집값이 가파르게 오른 탓에 ‘영끌’을 하지 않는 이상 30~40대가 수도권에 입성하기는 쉽지 않아졌습니다. 이에 ‘가족 간 주택 저가 교환’이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은퇴한 부모가 도심에 있는 집을 자식에게 비교적 저렴하게 물려줄 수 있는 것이 장점입니다.
 

세금을 알면 돈이 보인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31조에 따르면 가족 간 집을 교환할 때 차액의 3억 원, 혹은 시가의 30% 중 적은 금액은 증여세 과세대상에서 제외합니다. 세알못 씨의 사례와 같이 12억 원 아파트와 7억 5,000만 원 아파트 소유권을 맞바꾸면 이 차액인 4억 5,000만 원이 증여재산에 해당하나, 3억 원이 빠져 실제 증여세 과세액은 1억 5,000만 원이 됩니다.
여기에 직계존속 증여공제 5,000만 원(미성년자 2,000만 원), 결혼·출산 증여공제 1억 원이 적용되면 증여세 과세액이 0원이 돼 세알못 씨 아들은 증여세를 내지 않아도 됩니다.
 
만약 보유한 아파트를 아들에게 일반 증여했다면, 아들은 증여세로 2억 5,000만 원가량을 내야 합니다. 세알못 씨가 두 아파트 간 차액인 4억 5,000만 원을 현금으로 증여했다면 같은 조건에서 증여세는 4,850만 원입니다.
다만 양도소득세와 취득세는 세알못 씨와 아들이 모두 내야 하므로 이 점을 염두에 둬야 합니다. 하지만 세알못 씨 부자가 각각 1가구 1주택자로 2년 이상 거주해 비과세 요건을 채웠다면 양도세를 내지 않습니다. 양도가액도 모두 12억 원 이하라 요건에 부합합니다.
 
다만 가족 간 거래는 ‘부당행위계산 부인’이 적용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부당행위계산 부인이란 세금을 부당하게 적게 내기 위한 특수관계인 간 거래에 대해선 국세청이 이를 인정하지 않는 것을 말합니다. 세알못 씨는 12억 원의 집을 7억 5,000만 원에 받고 매각했으니 양도세가 매겨지는 액수도 7억 5,000만 원이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부당행위계산 부인이 적용되면 시가(12억 원)를 양도가액으로 해 세금을 매깁니다. 시가 12억 원 이하인 주택을 맞교환할 때는 부당행위계산 부인이 적용돼도 내야 할 양도세가 없어 상당한 절세 효과를 누릴 수 있습니다.
 

스무살부터 배우는 절세법

 
집을 맞바꿀 때는 현재 주택의 가치가 얼마인지 제대로 따져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선 미리 감정평가를 받아놓는 것이 좋습니다. 현행 세법은 주변 매매가 등 유사 매매사례가 있더라도 감정가를 우선 적용합니다. 감정평가를 통해 시가 대비 주택값을 낮출 수 있다면 과세액을 줄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