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외시장서 비상장주식으로 수익 내면 세금은?

세알못 - 30대 직장인입니다. 지난해 K-OTC(Korea Over-The-Counter·한국장외시장)에서 주식을 매수했다가 올해 상반기 이익을 보고 모두 처분했습니다. 공모주 투자는 청약 경쟁률이 워낙 치열해 장외시장으로 시선을 돌린 결과입니다. 그런데 정작 이익을 올리고 나니 세금 고민이 듭니다. 그 전까진 상장주식 사고판 터라 K-OTC 투자의 세금 체계는 잘 모르기 때문입니다.
 
택스코디 - K-OTC에서 비상장주식에 투자하면 크게 배당소득세, 증권거래세, 양도소득세 등 3개 유형의 세금이 발생합니다. K-OTC는 한국금융투자협회가 개설·운영하는 시장으로 사실상 유일한 제도권 장외시장입니다.
 

스무살부터 배우는 절세법

 
우선 '배당소득세'는 주식을 보유해 배당금을 수령하면 부과됩니다. 배당소득을 지급받을 때 지방소득세 포함 15.4% 세율로 원천징수 됩니다. 다른 이자·배당소득과 합산해 2,000만 원을 초과하면 종합소득세 신고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K-OTC 종목이라고 다른 방법으로 과세가 이뤄지진 않습니다.
 
주식은 언제나 매도하게 됩니다. 이 행위에 따라붙는 게 '증권거래세'와 '양도소득세'입니다. 먼저 증권거래세는 매도가액의 0.18% 세율로 책정되며, 매도 결제대금이 지급될 때 증권사가 원천징수합니다. 투자자가 별도로 납부 등을 신경 쓸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양도소득세의 경우 자신이 과세 대상자인지 잘 따져 봐야 합니다. 비상장주식 매도 시엔 원칙적으로 양도소득세가 부과되지만, K-OTC에서 소액주주가 중소·중견·벤처기업 주식을 양도하는 경우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과세 여부가 증권사 전산 등에서 자동 확인되지 않으므로 본인이 직접 세법 요건을 검토해야 합니다.
 
세알못 - 비과세 적용을 위해 어떤 요건을 갖춰야 하나요?
 
택스코디 - 우선 투자 주식이 중소·중견·벤처기업이 발행한 종목이어야 합니다. 중소기업인지 여부는 '중소기업기본법'에 따르는데 주식양도일이 속하는 사업연도의 직전 사업연도 종료일 현재를 기준으로 삼습니다. 신설법인이라면 주식 양도일 현재를 기준으로 합니다. 중견·벤처기업은 각각 '조세특례제한법', '벤처기업 육성에 관한 특별법'에 따른 회사인지를 확인하면 됩니다. 역시 주식양도일이 기준점입니다.
하지만 투자자가 각 법률에 해당하는 기업인지를 알아보긴 힘듭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서 검색 가능한 해당 회사 분기·사업보고서 중 '회사의 개요'에 공시되니 이를 확인하면 됩니다. 벤처기업의 경우 벤처확인시스템에서 '벤처공시'를 활용하면 됩니다.
 
두 번째 조건은 투자자가 소액주주여야 한다는 점입니다. 대주주 등은 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뜻입니다. 세법상 대주주를 피하려면 주식양도일이 속하는 사업연도의 직전 사업연도 종료일을 기준으로 특정 종목에 대한 지분율이 4% 미만이면서 보유 주식 시가총액이 50억 원에 미치지 않아야 합니다.
2022년말 세법 개정으로 대주주 판단 기준이 '개인별' 보유지분(최대주주는 제외)으로 바뀐 상장주식과 달리, K-OTC 등 비상장주식은 여전히 배우자, 직계존·비속, 사실상 지배법인 등 특수관계자 지분까지 합산해 판단합니다. 시가총액 기준은 앞서 10억 원이었다가 2023년 말 소득세법 개정 후 50억 원으로 상향됐습니다.
 
K-OTC 종목 시가총액 계산 시엔 소득세법상 '기준시가'를 적용해 산정합니다. 순손익가치와 순자산가치를 가중평균해 도출한 가액을 뜻합니다. 이때 해당 기업 세무자료를 바탕으로 계산기를 두드려봐야 하는데, 일반 투자자가 이를 구하기는 어렵습니다. 기준이 50억 원으로 높아 대부분은 고려하지 않아도 되나, 혹여 이에 해당할 것으로 예상하면 해당 기업에 직접 문의해보는 게 적합합니다.
 
문턱이 높지 않지만, 결과적으로 이들 요건을 맞추지 못했다면 양도소득세를 자진신고·납부해야 합니다. 국내주식은 반기별로 예정신고를 하게 돼 있어 상반기 매도분은 8월 말까지, 하반기 매도분은 다음 해 2월 말까지 국세청 홈택스 등을 통해 세금을 내야 합니다.
 

세금을 알면 돈이 보인다

 
양도소득세율의 경우 과세표준 기준 3억 원 이하 분은 20%, 3억 원 초과분은 25%로 설정돼있습니다. 지방소득세 10%는 별도입니다. 본인이 소액주주고 중소기업 주식을 매매한다면 비과세가 원칙이지만, 세율 10%가 적용되는 때도 있습니다. 매수자가 없거나 거래량이 희박해 팔리지 않을 때 타인에게 출고형식으로 매도하고 자금을 별도 송금받는 '장외 양도'가 이에 해당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