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집 담보로 대출받은 자녀, 증여세 부과된다.

과거 자산 가격이 높지 않았던 시절에는 상속·증여세의 부담이 적었습니다. 현재는 서울 시내 아파트 한 채의 평균 가격이 10억 원에 육박합니다. 자녀들에게 서울 시내 아파트를 증여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3억 원 정도를 국가에 세금으로 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인구 고령화와 자산 가치 상승으로 자녀들에게 자산을 이전하려는 수요는 늘었지만, 납세자들은 세 부담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경제력이 약한 자녀들이 금융권에서 자금을 빌려 기반을 다지기도 쉽지 않습니다. 경제력이 약하다는 것은 신용이 낮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저신용자에게 담보 없이 자금을 빌려주는 금융기관은 없습니다.
 

스무살부터 배우는 절세법

 
이럴 때 통상 부모들이 활용하는 방법이 본인 소유주택을 무상으로 담보 제공해 자녀에게 금전 차입을 하는 방식입니다. 주택을 담보로 제공한 것에 불과해 세 부담이 적을 것이라는 생각에서입니다. 하지만 세법은 이 역시 증여로 봐 과세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세법은 납세자가 타인 소유 부동산을 대가 없이 담보로 받아 금전 등을 차입해 이익을 얻은 경우, 해당 부동산 담보 이용 개시일을 증여일로 합니다. 부동산을 담보로 이용한 자의 증여재산가액은 그 이익에 상당하는 금액으로 규정합니다. 증여재산가액은 차입금에 적정이자율을 곱해 계산한 금액에서 금전 등을 차입할 때 실제로 지급했거나 지급할 이자를 뺀 금액입니다. 단 증여이익이 1,000만 원 이상인 때만 이를 적용합니다.
 
만약 차입기간이 정해지지 않은 때는 그 차입기간은 1년으로 합니다. 차입기간이 1년을 초과하면 부동산 담보 이용을 개시한 날부터 1년이 되는 날의 다음 날 새로 해당 부동산의 담보 이용을 개시한 것으로 봅니다.
가령 아들이 시가 20억 원인 아버지 주택을 담보로 금융기관으로부터 15억 원을 연 3% 이자로 빌린다면, 대출원금에 적정이자율 4.6%를 곱한 6,900만 원에서 지급할 이자 4,500만 원(15억 원 × 연 3%)을 뺀 2,400만 원을 증여재산가액으로 봐 증여세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차입 기간이나 상환 방법 등이 정해지지 않았다면 매년 증여세 부담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세금을 알면 돈이 보인다

 
자산 이전 문제를 현명하게 해결하기 위해서 많은 고민이 필요한 시대가 왔습니다. 이처럼 변칙적인 자산 이전 유형에도 과세 규정을 두고 있으므로, 예상치 못한 세금폭탄을 피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관심을 가지고 세금을 공부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