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회계는 상법과 자본시장법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재무정보를 이용하는 사람은 채권자, 주주, 투자자 같은 자금제공자입니다. 재무회계 목적을 한마디로 하면 '자금제공자의 의사결정에 도움이 되도록 회사의 경제적 실체를 충실하게 묘사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중시되는 것은 합리성입니다.
한편 법인세법에 기초한 세무회계 목적은 '국가에서 짐작해서 시민에게 세금을 징수하는 것'입니다. 모든 것은 국가에서 짐작한 대로 하므로 규칙이 지극히 정치적이고 매년 변합니다. 따라서 합리성도 지속성도 상대적으로 약합니다. 따라서 "세무상으로는 인정하지만, 회계상으로는 인정할 수 없다"라는 말은 세금징수 규칙에 따르기는 했지만, 회사의 경제적 실체를 충실하게 보여주고 있지 않을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회계상으로 적절한지 아닌지를 확인하는 것은 회계법인의 일입니다. 소규모 비상장회사는 특정 회계감사 의무가 없으므로 세법만을 의식해서 결산서를 작성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그러한 결산서에는 충당부채가 거의 계상되어 있지 않고 자의적으로 감가상각비를 생략하는 때도 있습니다. 이러한 결산서는 세무상으로는 괜찮지만, 회계상으로는 안 되는 것입니다.
회계상 말도 안 되는 결산서를 만들면서 자기 회사가 제대로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회사도 적지 않습니다. 세무사는 세무상의 적법성은 확인하지만, 회계상의 적법성까지 확인하지는 않습니다. 이러한 회사가 상장을 목표로 하면 회계법인은 결산 내용에 대해서 터무니없다는 말을 하게 됩니다. 자각이 없는 만큼 상장이라는 단계에서 큰 고생을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